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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지킬 앤 하이드/박은태/정유지/이지혜/샤롯데씨어터

드디어 어제 지킬 앤 하이드 자셋을 했습니다!

(자셋: 같은 뮤지컬을 세 번 보았다는 의미. variation: 자첫, 자둘, 자넷, 자다섯...)

말로만 듣던 박은태를 제 눈으로 보게 된다는 사실에 너무너무너무 설렜어요.

아주 정성스럽게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킬 앤 하이드/ 샤롯데씨어터

 

일시 & 캐스팅

2022.03.23 수요일 19:30

지킬&하이드 박은태, 루시 정유지, 엠마 이지혜

 

좌석

자리는 하나님석(하나님처럼 위에서, 즉 3층 이상에서 내려다본다는 의미)이었습니다.

제가 요즘 긴축 재정을,, 시도하고 있어서(VIP로 자넷까지 달리던 시절은 떠났다!) 어쩔 수 없었어요.

저번에 썼던 KT할인 40%를 받아서 정가 70,000원인 A석을 42,000원에 갔어요! 엄청난 절약이죠! 이렇게 합리화를 해봅니다 하하.

그래도 샤롯데라서 시야가 굉장히 좋았어요. 같은 A석인데 블루스퀘어보다 훨씬 잘보입니다.

제 자리는 2층 B구역 9열 27,28이었습니다. 시야를 찍지는 못했어요ㅠㅠ.

별표 친 자리가 제 자리^^

그래도 묘사는 해드릴 수 있답니다. 양안 1.5 기준으로 이목구비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자세한 표정은 안보여요ㅠㅠ.

그래도 나쁘지 않은 자리였고, 자리의 장점을 말하자면 위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조명이나 앙상블 군무(Facade) 장면은 진짜 예술적으로 관람할 수 있어요.

그래도 표정을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오페라글라스 필수로 들고 가세요!

 

MD

md는 굿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뮤지컬 관련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에요. 주로 프로그램북, OST CD, 뱃지, 마스킹테이프 등을 팔고 있어요.

물품 구성과 가격을 적어드리겠습니다!

MD사진


미니 프로그램북: 7000원(배우, 제작자, 작곡가, 지휘자 등의 인터뷰. 혹은 극 관련 배경 지식이 적혀있습니다. 배우들 사진도 많구요!)

악보집: 15,000원(뮤지컬 넘버 악보가 들어있습니다. 피아노 치는게 취미이신 분들이 많이들 사가시죠)

오리지널 CD: 15,000원(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다보니 원어로 되어있는 OST CD를 팝니다)

한국 캐스팅 버전 OST CD: 50,000원(1차 캐스팅배우였던 류정한, 홍광호, 신성록 버전의 OST CD입니다)

아크릴마그넷: 5,000원(냉장고에 붙이는 자석이라고 보시면 돼요)

배지:6,000~8,000원.(뮤지컬의 한 장면이나 배경 세트 등을 사용해서 만든 배지에요. 가방이나 오페라글라스 가방에 달면 예쁩니다.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요)

키링: 18,000원

핸드폰 케이스: 18,000원

핸드폰 스트랩: 5,000원

깃펜 세트, 노트, 파우치, 우산도 있었는데 가격을 안찍어왔네요..!


 

아무튼 엄청난 종류의 MD가 있기 때문에,, 뮤지컬 좋아한다면 아마 눈 돌아가실거에요ㅎㅎ..

저도 한국 캐스팅 버전 OST가 너무너무 사고 싶어서 열번은 망설이다가 결국 안샀습니다. 여러분은 지갑의 여유가 있으시다면 꼭 사세요..


배우 후기: 박은태/ 정유지/ 이지혜

배우 후기에는 아주아주 주관적인 '평가'와 약간의 스포일러가 들어가있습니다. 그게 싫으시다면 가볍게 패스해주세요.

1. 박은태

박은태 배우님은 워낙 뮤지컬계에서 유명하신 분인데 어째서인지 한번도 직접 본적이 없다. 물론 지앤하 자첫하고 완전 빠져서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Alive 무대 하시는 걸 본적은 있다.

그때 '와 완전 잘한다!' 이렇게 생각했던터라 한번쯤은 봐야지, 생각만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에 기대가 왕창왕창 쌓인 상태로 갔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지킬을 유약하게 표현하려고 일부러 고음부분을 강하게 부르지 않으신걸수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목소리를 아끼는 느낌? 너무 약한 느낌이 들었다. 홍광호는 진짜 이러다가 샤롯데 천장 무너지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성량이 엄청났었기 때문에 더 비교가 되었던 것 같다. 노래 부분에서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연기력은 진짜 놀라웠다. 뮤지컬의 정석연기를 보는 느낌? 무대가 넓고 멀리있다 보니까 표정이나 몸짓을 극적으로 해야 멀리서 잘 보이는데, 정말 큼직큼직한 변화가 느껴지는 연기였다. 홍광호 무대를 볼때는 와 노래 개잘해 발바닥으로 박수치고 싶다 이런 느낌이라면, 박은태는 가장 연기력이 필요한 Alive1이랑 Confrontation에서 지킬과 하이드의 극명한 전환이 너무 잘 느껴져서 어떻게 저러지..? 진짜 연구와 연습을 엄청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며 경외감이 들었다.

특히 Alive에서 '마약?' 이 부분에서 진짜 마약에 취한 것처럼 연기하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하이드로 전환될 때 취해있는 몽롱한 눈빛에서 사이코 같은 하이드 표정으로 바뀌는거 진짜 박수 오만번.. 

또 컨프롱에서는 약간 지킬과 하이드의 번갈아가며 나오는 노래를 딱 끊어서 부른다기보다 지킬 파트의 마지막 음절에서 하이드가 등장하고, 하이드의 마지막 음절에서 지킬이 등장하는 느낌이었다. 그런식으로 두 자아가 뒤섞인 느낌을 표현하려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듣던 컨프롱이랑 박자감이 좀 달라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연기력이 진짜 소름끼치는 배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노래를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서 약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사실 컨디션이 조금 안좋으셨던 것 같기도?

무튼 박은태가 또 공연을 한다면 다시 보러갈 의향이 있다.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

2. 정유지

아이돌 출신 배우신걸로 알고있는데, 노래를 너무 잘하시더라. 사실 루시가 지앤하에서 내 최애 캐릭터인데, (너무 안쓰러워서,,) 시원시원한 발성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루시역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아쉬웠던 것은 반대로 연기력이었는데. 연기를 못한다기보다는 캐릭터 해석이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윤공주 루시가 내가 본 루시 중 최고였다. 길거리에서 살다보니 약간 거친듯한 말투나 행동을 취하면서도, 사실은 이상적이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여린 내면을 지닌.. 뭐 그런 느낌의 루시를 좋아한다. 그런데 유지루시가 아쉬웠던 것은 new life 이후 루시의 죽음 부분. new life도 뭔가 정말 희망에 가득차서, 순수한 눈빛과 당찬 목소리로 미래를 노래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약간 아쉬웠고. 그리고 죽을 때는 하이드가 '가까이.'이렇게 할 때 손발을 벌벌 떨며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연기를 선호하는데(공주루시,,) 초연한 느낌이었다. 공허한, 다 포기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지는 몰라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는 거!ㅎㅎ... 

그래도 노래도 정말 잘하시고, 예쁘시고(키크고 엄청 늘씬하셨다!), 연기도 내 취향이 아니었을 뿐 잘하셔서 해서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3. 이지혜

졔,, 진짜 왜이렇게 예쁜거지,, 지혜 배우님은 너무 좋은게 얼굴에 청순함 귀여움 강인함이 다 있는 것 같다. 목소리도 마찬가지. 청순한데 강인한 느낌도 있다. 개인적으로 선녀님(조정은 배우님)을 엄청 좋아하는데, 선녀님에게 귀여움이 더 더해진다면 졔 같을 것 같다. (주관적인 생각임) 그래서 아무튼 좋다는 뜻.

일단 엠마가 극 중에서 굉장히 예쁘고 청순하지만, 동시에 단단하고도 포용적인 내면을 가진 여성인데, 그런 표현을 엄청 잘하신 것 같다. 어떻게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아무튼 잘했다.

그리고 노래를 진짜 잘하시는 것 같다. 성악 발성을 기반으로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고음 부분에서 약간 천사가 빵빠레 불 것 같았다ㅋㅋㅋㅋ.. 엠마가 처음 노래하는 씬은 약혼식에서 지킬이랑 부르는 것이다.

그 부분 가사가 아마 '나는 이미 알고 있죠 그대 맘과 하나인 걸요' 이거였던 것 같은데, 엄청 높기도 하고 박자도 애매하고 엠마 캐릭터상 꾀꼬리처럼 불러야해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 너무 잘해내더라. 노래고 연기고 빠지는 부분이 없다. 지혜 배우님은 이제 진짜 나에게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것 같다. 앞으로 뭘 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지혜배우님 것을 보는 쪽으로,, 선택하는 걸로,,,

 


아무튼 오늘의 뮤지컬도 너무 행복했다.

나는 뮤지컬을 볼 때가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다.

너무 감정적으로 풍요로워지고, 행복하다. 모든 것에 짧은 관심을 가지는 내가 이렇게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될지 몰랐다. 단점은 너무 비싸서 자주 보기는 좀 어렵다는 것 뿐..

뮤지컬이 너무 좋아서 OD컴퍼니랑 EMK에 취직해야하나 생각했는데 평가가 하도 거지같아서 일단은 접었다ㅋㅋㅋㅋㅋ..

경력을 쌓고 모셔갈 정도의 사람이 된 후에 가던지 해야지. 아니면 그냥 평생 취미로 즐기는 것도 좋구,, 덕업일치는 어려운 일이니까.

횡설수설했지만 역시 내 최애 뮤지컬 중 하나다운 만족감을 주었다. 42,000원 값을 한다!